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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입니다.
제목 원경스님의 관음향 4 '우리 무료급식소는 소문난 맛집'
등록일 2020-06-09 조회수 969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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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봉사자분들이 특별히 어르신분들을 위해 특별반찬을 몇가지 추가해서 준비 한 덕에 식사제공시간이 한 30분 더 지연되었다. 

한 두 가지 나물류나 두부류가 곁드려지면 어르신분들의 식사 시간이 조금씩 더 늘어나기 때문에 지연되는 것이다.

몇 몇 분들은 세 분 정도가 다 드시고 가실 시간까지 위대하신 식사시간을 가지신 분들도 계신다. 하루 한 끼로 사시는 분이시기에 역시, 삼인분 가까이 드시는 걸 보면 처음 봉사하신 분들은 저으기 놀라신다.

어느 분께서는 배고픔보다 맛이 있어서 오신다는 애교섞인 덕담을 하신 분도 계신다. 그 하신 말씀에 우리 원각사 무료급식소가 '맛집기행'에 들어간 모양이구나 싶어 괜시리 흐뭇해진다.

함께 봉사하신 분이 오늘따라 배가 고프다고 연신 되뇌인다.

안스러운 마음에 봉사 날에는 아침을 든든히 드시고 오시라고 권했더니 아침을 먹었는데도 배가 빨리 고프다고 하신다.

아마도 봉사하기 위해 일찍 기동하고 차편을 통해 건너와 준비하고 봉사하면서 음식 내음을 맡노라니 더욱 시장끼가 돌으심이 분명하다. 

오늘따라 배식시간이 늦어지니 다 끝나고 정리한 후 드셔야 할 점심이니 내 마음이 아득하기만 했다.

그래도 우리보다 더 배고프신 분들을 위해 음식을 건네는 밝은 목소리는 안녕하세요. 맛있게 드세요.” 청량한 종소리처럼 맑으셨다. 

대체로 어르신 분들이 조용하시고 젊잖으신 분이 많으신데 오늘따라 음식타박을 하시며 화를 내시는 분이 계셨다. 난데없는 구박에 난감해 하는 봉사자분를 바라보노라니 바라보는 내가 다시금 안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조용하고 유연하게 아쉬운 듯 웃어넘기는 모습에서 봉사의 정신이란게 이런 면마저 감수해 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봉사정신이려니 생각이 들었다.

외려 내가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굳이 위로의 말을 건네진 않았다.

보살같은 애민의 정신이 그 분 속에는 이미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늦은 배식이 끝나고 다른 볼일이 있어 총총히 자리를 먼저 떠나 오면서,

배고파 하시며 애꿎게 야단까지 맞았던 분이 뒷마무리 하시고 공양하실려면 좀 걸릴텐데? 공연히 마음이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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