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원경스님의 관음향 3 '줄어든 봉사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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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0-06-05 | 조회수 | 1043 | 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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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메리스 사태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에도 봉사자는 줄고 급식수혜자는 늘어 났다. 우리 사회의 빈부간에, 경제가 좋은 곳이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있지만 다중시설을 이용하는 걸 우려함으로 인해 주변 복지관이나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을 탓이다. 봉사자들도 감염 걱정에 줄어드니 여느때 같으면 한 두 명 초과되는 경우도 많아서, 애써 마음내어서 일부러 오신 봉사자분들을 배례하여 내가 빠져 주는 경우가 많다. 일손은 적으니 오늘처럼 카레를 준비하게 되어 영양도 좋을 뿐 아니라 일손도 다소 줄어드니 일석이조가 되어 좋다. 아침일찍 기동하느라 속을 채우지 못해서인지 오늘따라 카레 내음이 더 배고픔을 자극한다. 어르신들의 급식이 끝나야 봉사자분들과 함께 공양을 할 수 있게 되니 아득한 밥 생각에 음식의 소중함을 새삼 또 느껴본다. 절집에서 늘 식사의 고마움은 되새기는 오관게가 있는데 오늘이야 말로 제 음미가 되리라! 오늘은 줄어든 봉사자들 덕분에 두유를 나눠 드리는 담당 차지가 되었다. 이렇게 봉사도 복이 있어야 할 수 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시며 입구에서 두유를 간식꺼리로 받아가시면서 “스님, 잘 먹어 습니다”, “고맙습니다” 라고들 인사 하시는 분들이 태반인데 더러는 ''할렐루야''하시는 분도 계신다. 맛있게 배부르게 드신 후 기운나셔서 하신 말씀이니 그리 기분이 나쁘지 않아, “네!” 하고 편하게 응대해 드린다. 무료로 드리는 두유 장사를 하는 셈인데 식사를 맛있게 드시고 두유를 받아가시는 걸 뵈면 내 마음이 흐뭇하니 그 기쁨이 품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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